요즘 스마트 워치가 대세인가보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기어를 출시한 것은 물론 소니, 퀄컴에서도 스마트 워치를 출시하고 소비자들의 마음을 유혹하고 있는 것을 보니 말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IT업계가 아닌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가 최근 제법 그럴싸한 스마트 워치를 내놨다는 것. 이름하여 ‘아디다스 마이코치 스마트런’이다.
사실 지난 2012년 나이키가 스마트 워치에 관심을 보이고 비슷한 제품 격인 ‘퓨얼밴드’를 이미 출시한 바 있어 스포츠 브랜드의 스마트 워치 출시는 그리 놀랄만한 일은 아니다. 그런데도 아디다스 스마트 워치의 출시가 꽤 충격적이었던 것은 굉장히 신선한 스마트 워치였기 때문이다.
아디다스 마이코치 스마트런, 어떤 시계이길래?
아디다스 스마트런은 지난 10월 16일 폴 가우디오 아디다스 인터랙티브 총괄 부사장이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빌라이즈 컨퍼런스에서 처음으로 발표했다. 이 때 폴 가우디오 부사장이 핵심적으로 이야기한 것은 바로 아디다스 스마트런은 가장 좋은 스마트 시계가 아닌 가장 좋은 러닝 시계라는 점이다.
그의 말처럼 처음 아디다스 스마트런이 공개되었을 때, 많은 이들은 이 시계를 삼성전자의 갤럭시 기어나 소니 스마트 워치와 많이 비교했다. 왜냐하면 언뜻 보기에 앞서 설명한 브랜드의 스마트 워치와 외관상 큰 차이가 없어 보였으니까. 하지만 하나하나 뜯어 보면 성격부터 용도까지 스마트런은 기존 스마트 워치와 완전히 다르다.
일단 아디다스 스마트런은 기존 스마트 워치의 메인 기능이라 불리는 통화기능(모바일과 연동되어 통화를 할 수 있는 기능)이 없고, 카메라가 장착되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능도 없다. 여기부터 우리가 생각하는 스마트 워치와는 확실히 다르다.
다만 이 시계에는 운동에 필요한 모든 것이 담겨 있다. 즉, 확실한 타겟이 있고 추구하는 방향이 있으며, 목적이 분명한 시계다. 이는 타겟에 맞는 소비자라면 분명히 스마트런에 큰 메리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아디다스 마이코치 스마트런의 주요 기능은?
그렇다면 아디다스 마이코치 스마트런은 어떤 기능을 주로 내세우고 있을까?
스마트런의 메인 콘셉트는 바로 디지털 개인 트레이너다. 이 시계만 차면 운동하는데 필요한 모든 정보를 제공해주고, 또 철저히 개인화된 프로그램을 통해 체계적으로 운동할 수 있게 도와준다는 것이다.
일단 개인 코칭 기능은 시계 화면과 헤드폰을 통해 속도조절이나 트레이닝 코칭을 제공해주는 것이다. 이 때 정해진 프로그램(자유운동, 인터벌 코칭, 근력운동, 단일운동) 등 다양한 운동의 종류를 선택한 후 운동 종류에 가장 잘 부합하는 개인 코칭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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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각 운동을 시행하는 도중에는 심장박동수를 체크해줘 박동수가 높아지면 강도를 줄여주고, 아닌 경우라면 그대로 진행되는 등 사용자의 상태를 즉각 반영해 가장 안전한 운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 모든 메세지는 헤드폰의 음성 메시지 혹은 시계 디스플레이에서 직관적으로 전달해준다.
즉, 아디다스 마이코치 스마트런만 있다면 그 어떤 장소도 운동할 수 있는 장소가 되며, 이 시계와 함께라면 굳이 퍼스널 트레이너가 필요 없다는 이야기다.
이 밖에도 마이코치 스마트런은 가속도계를 통해 달리는 거리와 이동 속도를 측정해주고, 시계 뒷면에 있는 광학 센서를 통해 심장박동 수를 측정해준다. 또한 기본적인 와이파이 기능은 물론 블루투스를 통해 시계 스스로 MP3가 되어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도와준다.
마이코치 스마트런의 사용법은?
처음 아디다스 마이코치 스마트런을 꺼내 들었을 때, 어떻게 사용하는지 몰라 한참을 고생했다. 일단 제대로 이 시계의 기능을 사용하려면 마이코치 아이디가 있어야 한다. 마이코치 아이디는 해당 홈페이지 혹은 시계 안에서도 직접 등록할 수 있다.
마이코치 아이디를 등록하면, 자신의 나이, 체중, 신장 등 상세한 정보를 입력한다. 이 정보는 향후 개인 트레이닝에 반드시 필요한 정보임으로 자신의 올바른 정보를 입력해줘야 한다.
이 과정까지 끝마치면 본격적으로 마이코치 스마트런을 사용할 수 있다. 일단 필자는 다양한 모드 중 메인모드인 훈련 설정으로 한 후 GPS와 심장박동 기능을 켜고 달리기에 임했다. 일단 동네를 한 바퀴쯤 가벼운 걸음으로 뛰었다.
준비운동 과정에서 80대에 머물러있던 심장박동수는 140bpm까지 올라갔고 고당도 운동의 진행상황을 알려주는 레드존까지 치솟았다.
이렇게 달리기를 진행한 후 나의 모든 기록은 아디다스 마이코치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확인 방법은 마이코치 스마트런 박스에 들어있는 케이블만 연결하면 끝. 기록은 시계와 자동으로 동기화돼 보여지며 총 이동거리, 평균속도 등 운동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이 밖에도 마이코치 스마트런은 기본적으로 스톱워치와 타이머 기능을 제공한다. 이는 기존 전자 시계에 있는 기능으로 별도의 과정 없이 시계 메인 화면에서 위, 아래로 움직이면 사용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마이코치 스마트런 메인 화면에서 위, 아래로 화면을 이동하면 기본적인 기능이 나타나고, 양 옆으로 화면을 이동하면 고급 기능(?)이 나타난다.
또한 마이코치 스마트런은 음악재생(음악은 PC와 연동 후 쉽게 넣을 수 있다) 기능이 있어 언제나 음악을 들으며 운동할 수 있다. 보통 운동하는 경우 이어폰이나 헤드폰의 케이블이 거추장스러웠는데, 마이코치 스마트런의 경우 블루투스 기능을 지원해 블루투스 이어폰만 착용해도 음악을 들을 수 있어 운동할 때 유용하다. 다만 아쉬운 것은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음악의 볼륨보다 소리가 조금 작다.
그렇다면 마이코치 스마트런의 단점은?
일단 앞서 이야기했지만 스포츠 브랜드인 아디다스가 스마트 워치 시장에 도전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박수 받을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스포츠 브랜드의 특징을 제대로 살려 운동에 꼭 필요한 기능들만 시계에 차곡차곡 담아 완성했으니, 이는 칭찬받아 마땅하다.
다만 아쉬운 점이 몇 개 있다. 그 중 가장 아쉬운 점은 바로 배터리 수명이다. 일단 100% 완충상태에서 이런저런 기능을 사용하고 있노라면 배터리 수명이 24시간이 채 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딱히 충전속도가 빠른 것도 아니다. 마이코치 스마트런을 데일리로 사용하고자 하는 이들이라면 분명 ‘귀차니즘’이라는 큰 장벽을 넘어서야 할 것이다. 하지만 요즘 같은 시대에서 그런 장벽(?)을 용납할 너그러운 사람은 많지 않다.
또 아쉬운 부분은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다른 사이트로 데이터를 보낼 수 없다는 점이다. 물론WLAN으로 별도의 선 언결 없이 마이코치 사이트와 동기화가 가능하지만 이외의 커뮤니티나 사이트로는 데이터를 보낼 수 없다.
총평
아디다스 마이코치 스마트런은 운동을 하고자 하는 마음은 있지만 ‘작심삼일’로 시작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이들이나, 전문적으로 운동을 하는 이들에게 잘 어울리는 시계다. 이 제품을 구입함으로써 제대로 운동해야겠다는 마음이 있다면 적극 추천하고 싶다. 적어도 운동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으니까.
다만 패션용, 혹은 데일리 시계로 마이코치 스마트런을 찾는다면 추천하고 싶지 않다. 아마 당신은 매일매일 배터리를 충전해야 하는 번거로움에 얼마 후 마이코치 스마트런과 이별을 선언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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